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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어느 시골 소년의 꿈이 이루어지다) 5-2탄
글쓴이 : DS2SDS  (58.♡.221.95) 날짜 : 2008-01-18 (금) 22:59 조회 : 1167
5_2탄_중학교편.hwp (28.5K), Down : 20, 2008-01-18 22:59:58




시골 어느 소년의 꿈, 이루어지다!

DS2SDS(박종현)


[중학생 시절.. 햄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어찌어찌하여 채바퀴 돌리기에 넘버3번이 당첨되면서 유일하게도 사립중학교로 낙찰이 되었다. 공납금이 당시 고등학교 수준이어서 부모님께서는 아마도 꽤나 힘드셨으리라 생각이 든다(철이든 지금에 생각해보니까)

중학생 시절, 변변찬은 집안살림에 차비가 아까운터라 십리가 넘는 시골 논밭 길과 재를 넘어 다니면서 버스 차비를 아껴서 419회로집, 516 회로집(현 보유), 인두, 땜납, 각종 부품 등을 구입하는데 인색치 않았고 와이어리스 마이크, 수우퍼 헤테로다인 라디오, 전축, 8트랙 등을 섭렵해 나가면서 진공관과 트랜지스터시대가 공유하는 시대의 회로를 오가는 즐거움도 실력 배양에 한몫을 하였다.


중2학년에 올라가서 기술 과목시간에 교재의 전자항목이 나오고 저항과 콘덴서 트랜지스터등의 값이 표기됨을 보는순간 소년 자신도 모르게 그만 손벽을 탁! 쳤다.

왜냐하면 중1학년때 벌써 모두 암기해버린 저항의 색띠값(검은 구공탄,갈비 한대,빨간 두입술,삼등열차,사자는 황천으로,오월은 신록,청소년 교육,칠보 단장,회장님 팔자걸음...)을 1초에 1개씩 자동(사실은 노력에 의한 암기력으로)으로 값이 구해지고 콘덴서는 표기상 103으로 나타낸 것은 10곱하기10의3승, 즉 10000pf이고 1백만(10의6승)분의 10000=0.01uf이라는 주입식 고정값으로 즉시 표기되었고, 트랜지스터는 A~D형은 A=PNP형 고주파, B=PNP형 저주파, C=NPN형 고주파, D=NPN형 저주파로 당시 2SA49,52와 2SB54,56을 그리고 2SC371,372,.373,374,375과 9012,9013등이 회로의 기본 부품이었음을 미리 1년전 예습으로 다져져 있었으므로 기술시간은 그 소년의 가장 즐거고 유일한 시간이면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쥐었다.


요지경같은 전자회로에 빠져 침식을 잊고 열중하던 어느 날 가격 문제로 구입이 어려운 진공관 전축을 구입하고 싶어했는데 마침 고물 장수 아저씨의 리어커에 고장으로 보이는 듯한 전축이 사격장의 타켓처럼 영점이 잡혔고 이내 아저씨와 흥정끝에 1:1(고물:고물 ㅎ)교환하여 구입을 했다.

진공관은 가격문제로 신품구입이 거의 힘들기 때문에 고물상에서 중고를 구입하여 수리하는 쪽으로 많이 사용하였고 자작으로는 주로 트랜지스터가 가장 만만한 상대였다.

고물상에서 구입한 진공관 전축을 수리하던중 전원트랜스(히타트랜스)의 고장을 확인하고 테스팅 하였는데 코일이 타버린 상태라서 고민끝에 철편“E+I”코아를 살짝 달구어서 해체한후 보빈의 1,2차 코일의 직경과 회전수를 풀면서 노트에 적어놓고 시내를 한걸음에 달려가서 에나멜 코일을 구입후 전압과 회전수의 비례를 이용하여 밤새 코일을 손으로 감고 또 감고하면서 간격이 벌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손톱으로 꼭꼭 눌러가며 손에 물집과 쥐가 나는줄도 모르고 작업은 진행이 되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는지 잠은 쏟아지고 참고 참다가 한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백 이십 세 바퀴 감다가 꾸~벅!~~~, 적막속의 고요!..... 침묵! 눈을 떠보니, 아이코~~~ 감던 횟수를 잊어버렸네...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 이런 것 이구나”를 새삼 처음 느끼면서 포기하고는 잠들고 며칠을 씨름한 결과 작품을 완성하고 콘센트에 전기를 결선하여 아나로그테스터(당시 삼미회사)로 각단의 전압을 체크하니 거의 비슷한 근처에서 값이(5V, 6.3V, 12V, 380V등) 나타났다.

며칠을 두고 싸운 흔적이 손가락에 물집으로 나타났지만 아픈기억은 전혀없고 그저 케이스에 부착하여 전축이 작동되기를 학수고대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떨어진 배선을 연결하다가 플레이트전압 380V에 감전이 되어서 눈에 불똥이 튀는 것도 보았다. 그 바람에 감전에 의한 상처부위는 유일한 재래식 치료재인 된장을 바르고 낡은 천으로 꽁꽁 동여 매고는 작업은 계속되었다.

이윽고 진공관이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스피커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렸다.

다시 레코드판(당시500원)을 올려놓고 크리스탈 카트리지를 들어서 옮기는 순간 모타가 회전되고 바늘이 닿는순간 “두만~강 푸른물에 노젓는 뱃사고~~옹...”

우와~~~ 그 소년은 동생과 부둥켜 않고 구입하기 어려운 그 비싼 전축을 새로 구입한 기분과 고물장사 아저씨로부터 바꾼 고장난 제품을 수리했다는 최고의 기쁨으로 덩실덩실~~~ 마당에서 춤을 추었다.

그 부피가 큰 전축을 고치기는 난생 처음이라 가슴이 벌렁거리고 환희의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이렇듯 평소에는 자작에 몰입하면서 밤에는 모눈종이에 회로와 패턴도를 그리며 만능기판에 그림을 수놓고, 지지고 볶고 작동시키느라 해가 뜨는지 지는지도 모르고 온갖 회로만이 뒤엉킨 머리를 틀어 앉고 지냈으니, 학교 수업시간은 당연히 꾸벅거리다가 날아오는 분필쪼가리의 대책 없는 타켓이 되었고 대낮인데도 눈앞에 별똥이 튀듯 뒤통수는 선생님의 근지러운 주먹의 심심풀이 펀치볼이 되었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거의 수작업과 이것 저것 주어서 붙이는 것이 유일했기에 어렵사리 진공관을 구하고 트렌스는 직접 자작으로 감아서 사용했다.

어쨌든 당시로서는 보기드믈게 진취적이고 진보적인 전자광(狂)이어서 잠자리에 누워서 천정의 사방형 줄무늬만 봐도 회로를 떠올릴 만큼 빠져있었고, 조립 7석 슈퍼헤테로다인 라디오를 1800원에 구입하여 제작한후 친구들에게 2400원에 팔면 수익이 600원이 나오고 그 돈이면 당시 시내버스비가 시골에서 시내까지 30원(라면1개 30원)인데 짭짤하게 한몫하여 용돈과 부품구입비로 충당하였으니 기술뿐 아니라 사업가의 자질까지 갖추었던 모양이다.


덤벙 덤벙 눈썰미로 익혀나간 기술에는 한계가 있는 법, 기초이론의 다지기는 필수인지라 호시탐탐 접근의 기회를 보는 소년만 보면 귀찮다고 슬슬 피하는 소리사(전파사)아저씨에게 호떡을 사들고 쫒아 다니며 회로를 묻고 동작원리를 묻고...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그 호떡 덕분인지(?)결국 아저씨는 오히려 체계적인 교육방침을 정하여 친절히 가르쳐 주시고 때로는 필요한 부품을 일부 건네주시곤 하셨는데, 지금은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되셨을 그 아저씨를 소년은 새삼 그리워진다.


집에서는 할아버지께서 희안한 부속을 가지고 밤낮없이 쪼물딱거리는 어린 손자녀석을 예사롭지 않게 여기시더니 이제는 만류하시는 것을 포기하시고 적극 협조적으로 밀어주셨다.

양지바른 처마밑에 앉아계시면 지루하실까봐 함석대문에 라디오의 저주파 입출력을 개조하여 인터폰을 만들고 라디오방송과 “두만~강 푸른물에~~~~” 전축을 틀어드리면 마치 할아버지 자신이 만드신 기분으로 동네 노인들에게 자랑을 하시고는 어깨를 한번 으쓱~ 하시곤 하셨다.


국내와 동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대통령표창까지 수상하고 지금은 구미에서 모 전자기업체를 운영하는 절친한 초등학교 친구가 중학시절 같이 흠뻑빠져서 토요일 수업종료후에는 시내에서 미팅하면서 부속구하고 곧장 과수원을 운영하는 친구네 집에서 숙식을 제공(사실은 지게질로 노동의 댓가)받고는 다음날까지 시간을 보낸다.

할아버지께서는 손자녀석이 걱정되지만 일요일에는 어김없이 친구집까지 찾아오셔서 동행을 하시면서“네 이노~옴 일찍 들어와야지”하시면서 지팡이에 몸을 부축이며 발걸음을 재촉하여 귀가 하였다.

그래도 할아버지의 심심풀이 전축소리가 점수를 꽤나 후하게 주셨는가 보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발등에 불을 끄기위해 열공(열심히 공부)을 해야하지만 그 놈의 전자부스러기가 미친 그에게 가만 둘리 없겠다.

머리속은 열공과 전공이 전광석화처럼 번개를 치지만 결국 진학으로 인한 열공이 전공을 압도적으로 승리하였고 이내 책상서랍속의 전공잔해는 비닐로 둘둘 말린체 마당구석 담장아래 삽자루 길이만한 어둠속에 기약도 없이 영구보존을 금치못했다.

열공은 전공의 열열한 응원속에 마침내 공업고등학교에 합격을 하게 하였고 으젓한 고딩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는 한편 안정적인 학업이 진행되는 동안 열열히 응원해 주었던 전공의 고마움을 치하하기 위하여 담장밑의 보물을 찾기 시작하지만 아뿔싸...

좌표를 찍지않아서... 온 사방을 밭갈아 놓아도 그님은 간곳이 없네...

결국 포기하고는 새롭게 전공을 시작하다 보니 책꽂이는 전공으로 서랍은 전공 부스러기로 다시 둔갑한다.

세월이 지난 지금, 흔적없는 우리집과 다른사람의 손에 넘어간 밭때기 뿐이라 고향에 가면 아쉬운 뒤안길로 아른 거리고는 이내 사라진다.

눈물젖은 100리길의 열차 통학3년의 시작은 이제부터 시작되며 디젤기관차의 기적소리와 함께 다음 정거장에서 기다리시기를...



HL5JAC (61.♡.197.133) 2008-01-21 (월) 17:48
  <p>아하~ 프로들은 저항 띠 색을 그렇게 외우는 구나?  한 수 배웠슴^^</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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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1KKC (61.♡.118.12) 2008-01-25 (금) 10:08
  잘읽고 있습니다.<br />3탄이 기다려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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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2IOU (152.♡.132.12) 2008-03-12 (수) 23:04
  박종현 OM, CW만 잘하시고 말씀만 구수하게 잘하시는 줄 알았더니  글재주도 보통이 아니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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